월세 80만원→160만원인데도 재계약

 

월세 80만원→160만원인데도 재계약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벌어지는 진짜 변화

“월세가 두 배가 됐는데도 그냥 살겠습니다.”

요즘 서울 임대차 시장을 보면 이런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보증금 8억원을 그대로 두고 월세가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두 배 올랐는데도 재계약이 이뤄졌습니다.

송파구 위례중앙푸르지오도 보증금 4억원은 그대로인데 월세가 7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뛰었습니다.

헬리오시티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166만원이던 계약이 325만원으로 갱신됐습니다. 월세가 무려 95.8% 상승한 셈입니다.

그런데도 세입자는 집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 현상을 단순히 “집주인이 월세를 많이 올렸다”라고만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지금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벌어지는 핵심 변화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비싸도 이사하지 않는 시장”입니다.


1. 서울 아파트 갱신계약,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은 1만4089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갱신계약은 7233건, 51.3%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들어 월별 갱신계약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8월이 처음입니다.

1월에는 44.2%였고,

2월 45.9%
3월 45.2%
4월 41.8%
5월 45.9%
6월 44.5%
7월 46.4%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8월에 **51.3%**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올해 1~8월 전체로 보면 갱신계약 비중은 45.4%였습니다.

그런데 8월에는 아예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새로운 집을 찾아 움직이는 사람보다 기존 집에 남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2. 더 재미있는 것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8월 갱신계약 7233건 가운데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2870건이었습니다.

비중으로 보면 **39.7%**입니다.

반대로 청구권을 사용했다는 표시 없이 갱신한 계약이 4363건, 60.3%였습니다.

즉, 갱신계약 10건 가운데 6건 정도는 법적으로 청구권을 행사하기보다는 집주인과 새로운 조건을 합의해 재계약한 셈입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여기서 세입자의 고민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임대료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2년 뒤에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때 집을 구할 수 있을지,

전세가 얼마나 올라 있을지,

월세 매물이 남아 있을지,

이사 비용은 얼마나 들지,

직장과 학교에서 멀어지지는 않을지.

이런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차라리 지금 집주인과 협의해서 조금 더 내고 현재 집에 계속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겁니다.


3. 월세가 50% 이상 오른 합의 갱신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8월 합의 갱신 가운데 기존 보증금과 현재 보증금이 같고 월세가 모두 확인되는 1107건을 분석해 보면,

829건, 74.9%에서 월세가 올랐습니다.

그중 월세가 50% 이상 오른 계약은 100건.

약 **9%**입니다.

월세가 두 배 이상 오른 계약도 41건으로 **3.7%**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옥수파크힐스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전용 84㎡.

보증금은 8억원 그대로인데,

월세가

80만원 → 160만원

으로 올랐습니다.

위례중앙푸르지오1단지도

보증금 4억원 + 월세 70만원 → 140만원

으로 변경됐습니다.

헬리오시티는

보증금 5억원 + 월세 166만원 → 325만원

이 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승입니다.

그런데도 계약은 유지됐습니다.


4. 세입자는 왜 이렇게까지 해서 남는 걸까요?

여기서 저는 단순히 “세입자가 어쩔 수 없이 당했다”고만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 세입자의 부담은 분명히 커집니다.

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이사하는 비용도 비용입니다.

예를 들어 월세가 100만원 올랐다고 해보겠습니다.

1년에 1200만원입니다.

엄청난 돈이죠.

그런데 만약 다른 집으로 옮기려면 보증금이 더 필요하고,

중개보수와 이사비가 들어가고,

비슷한 조건의 집을 찾기도 어렵고,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고,

아이의 학교나 학원까지 바뀐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결국 세입자는 이런 계산을 하게 됩니다.

“월세를 더 내는 게 손해일까, 아니면 지금 집을 포기하고 다른 집을 구하는 게 더 손해일까?”

지금 서울에서는 후자의 비용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입니다.


5. 전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월세만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도 아닙니다.

8월 합의 갱신 가운데 순수 전세 계약 2107건을 분석했더니,

보증금이 5% 넘게 오른 계약이 766건, 36.4%였습니다.

10%를 초과해서 오른 계약도 500건, 23.7%였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합의 갱신을 하면 5%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장 가격을 반영한 재계약이 가능해집니다.

그 결과 세입자는 더 높은 전세보증금을 부담하면서도 기존 집에 남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앞서 우리가 살펴봤던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 감소와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 세입자는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선택지가 줄어들면 가격 협상력도 떨어집니다.

그리고 결국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비싸도 기존 집에 남는 것”입니다.


6. 그런데 모든 지역이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서울 전체 평균만 보면 놓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8월 갱신계약 비중을 보면

강서구 67.5%

송파구 61.7%

구로구 59.9%

서초구 57.9%

중랑구 57.4%

등으로 지역별 차이가 컸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합의 갱신 비중입니다.

중랑구는 갱신계약 384건 가운데 322건이 청구권 사용 표시가 없었습니다.

무려 **83.9%**입니다.

구로구도 83.4%,

강서구도 **79.7%**였습니다.

이런 지역은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가 계약 조건을 새롭게 협상하면서도 기존 주거지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숫자만 가지고 특정 지역의 임대차 시장을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주택 유형과 가격대, 입주 물량, 전세가율, 직주근접성 등 여러 조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7. 결국 문제의 핵심은 '서울의 공급 부족'입니다

전문가가 지적한 것처럼 결국 가장 큰 배경에는 서울의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이 있습니다.

공급이 충분하다면 세입자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 월세가 너무 올랐으니 다른 집으로 가야겠다.”

이 선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주변에 비슷한 집이 없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집주인이 월세를 올려도,

전세보증금을 올려도,

세입자는 쉽게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임대료 상승이 곧바로 이사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임대료 상승 + 갱신 증가라는 조금 이상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저는 이것이 현재 서울 임대차 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봅니다.


8. 결국 월세가 오르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대체 주거지 부족'입니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서 계속 반복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이 외곽으로 이동합니다.

서울 전세가 부족하면 오피스텔로 이동합니다.

오피스텔도 부족하면 더 멀리 이동합니다.

그런데 대체 주거상품까지 가격이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이 무조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집에 머무르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부동산 시장을 볼 때 단순히

“월세가 올랐다.”

“전세가 올랐다.”

라고만 보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람들이 왜 그 집을 떠나지 않는가?”

입니다.

이 질문을 던져보면 시장의 구조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9. 투자자 입장에서는 '월세 상승'만 보면 안 됩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한 가지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월세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임대용 주택의 투자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월세 상승에는 공급 부족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이 있는 반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라는 부정적인 요인도 함께 존재합니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다음을 같이 봐야 합니다.

① 현재 월세가 지속 가능한 수준인가

② 주변 신규 입주 물량은 얼마나 되는가

③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수요가 계속될 것인가

④ 매매가격이 이미 임대료 상승 기대를 반영하고 있지는 않은가

⑤ 대출이자와 보유세를 빼고도 실제 현금흐름이 남는가

특히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부동산은 살 때 가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으로 버티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 투자 인사이트

이번 기사를 보면서 저는 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비싸도 나갈 집이 없다.”

이게 지금 서울 임대차 시장의 핵심입니다.

월세가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뛰었는데도 재계약을 한다는 건 단순히 세입자가 손해를 감수한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대체 가능한 주택의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앞서 살펴봤던 서울 아파트 전세난, 오피스텔 전세 상승, 갱신계약 증가와 모두 연결됩니다.

수요가 사라진 게 아닙니다.

갈 곳이 부족한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서울 주택시장을 볼 때는 매매가격만 볼 게 아니라,

전세 매물 → 월세 전환 → 갱신계약 → 신규 입주 물량

이 흐름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건 공급입니다.

발표된 공급보다 착공 물량이 중요하고,

착공 물량보다 실제 입주 물량이 중요합니다.

주택이 실제로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세입자의 선택지가 크게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임대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 아닐까요?

“이 집의 월세가 얼마인가?”가 아니라
“이 가격을 감수하고도 다른 집으로 갈 이유가 없는가?”

지금 서울에서는 그 답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이 바로 월세 상승과 갱신계약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유라고 봅니다.

부동산 시장은 결국 숫자만 움직이는 시장이 아닙니다.

사람이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시장입니다.

그 선택지가 줄어들수록 가격의 힘은 강해집니다.

다만 투자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합니다.

수요가 강한 것과 내가 좋은 가격에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서울 전세 가격 급등 원인과 2026년 전망 총정리

강남 3구 재건축 단지 가격 결정 요인과 장기 투자 리스크 완전 분석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10억 원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