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텔 전세도 2억 뛰었다
아파트 전세난 피했더니 아파텔 전세도 2억 뛰었다
대체 주거상품의 역습
“아파트 전세가 없어서 오피스텔을 알아봤는데, 여기도 전세가 올랐네요.”
요즘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어들자 수요가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파텔도 공급이 넉넉하지 않다는 겁니다.
결국 아파트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가 오피스텔로 이동하면서 대체재의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같은 집인데도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의 전세보증금 차이가 2억원 가까이 벌어진 사례입니다.
이건 단순히 오피스텔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서울 주거시장의 핵심 문제인 ‘임대주택의 부족’이 어디까지 번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1. 서울 오피스텔 전셋값도 역대 최고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은 2억3737만원입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 수요가 많은 중대형에서 상승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전용 60~85㎡ 중형 오피스텔은 평균 4억7236만원으로 올해 초보다 3.08% 상승했습니다.
85㎡를 초과하는 대형 오피스텔도 평균 8억1689만원으로 1.66% 올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체 오피스텔이 똑같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번 상승의 중심에는 아파트처럼 방 3개를 갖추고 가족이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 중대형 상품이 있습니다.
즉,
“오피스텔이라서 오른 것”이 아니라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어서 오른 것”
에 가깝습니다.
2. 목동에서는 같은 집인데 전세가 2억원 가까이 차이 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2차입니다.
전용 94㎡의 경우 지난 7월 신규 전세 계약이 12억원에 체결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택형의 갱신 계약은 10억800만원이었습니다.
차이가 약 1억9200만원입니다.
상당히 큰 차이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기존 임대료를 일정 범위 안에서만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세입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계속 거주할 수 있지만,
새로운 세입자는 현재 시장가격을 따라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단지, 같은 평형에서도
갱신가격과 신규가격이라는 두 개의 전세가격이 만들어집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제 그 영향이 아파텔로까지 번지고 있는 셈입니다.
3. 망우동에서도 신규와 갱신 전세가 1억원 넘게 벌어졌다
중랑구 망우동 신내역 프라디움 더 테라스 전용 84㎡도 마찬가지입니다.
7월 신규 전세는 5억6000만원.
반면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한 갱신 계약은 4억5150만원이었습니다.
두 계약의 차이가 1억850만원입니다.
격차율로는 약 19.4%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약 1000가구 규모인데도 당시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이 사실상 한 건뿐이고, 그마저도 바로 거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기 수요는 있습니다.
이게 바로 현재 임대차 시장의 구조입니다.
매물은 없는데 들어오려는 사람은 있다.
그러면 신규 계약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4. 아파트 전세난이 아파텔로 번지는 이유
아파트 전세가 부족하면 세입자는 선택해야 합니다.
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② 평형을 줄이거나
③ 월세로 전환하거나
④ 다른 주거상품을 찾거나
⑤ 기존 집에서 계속 버티는 겁니다.
그중 가족 단위라면 선택지가 더 좁습니다.
방 3개가 필요하고,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가까워야 하고,
생활공간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을 찾게 됩니다.
특히 목동이나 여의도처럼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격 자체가 높은 지역에서는 아파텔이 현실적인 대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전세난 때문에 넘어온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아파텔 역시 공급이 부족한 순간부터 가격이 움직이게 됩니다.
대체재가 항상 싼 것은 아닙니다.
수요가 몰리는데 공급이 부족하면 대체재도 결국 가격이 올라갑니다.
5. 문제는 아파텔 입주 물량도 줄어든다는 것
더 걱정스러운 부분은 공급입니다.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지난해 4122실에서 올해 1700실로 감소했습니다.
무려 58.76% 줄었습니다.
그런데 전망은 더 심각합니다.
2027년에는 1224실,
2028년에는 고작 372실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파트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 3만7103가구
→ 2026년 2만6035가구
→ 2027년 2만2657가구
→ 2028년 1만5388가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즉,
아파트도 부족하고 아파텔도 부족한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전세가격이 쉽게 안정되기 어렵습니다.
6. 전세 매물이 줄어든 이유는 단순히 공급 부족만이 아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아실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약 2만483건으로, 지난해 11월 2만6000건대보다 약 21% 줄었습니다.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의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이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실거주를 강화하면 전세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게 되면 세입자가 들어갈 집은 하나 줄어듭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 살던 세입자는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다른 집을 찾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파트 → 아파텔
아파텔 → 다른 오피스텔
전세 → 월세
처럼 연쇄적인 이동이 발생합니다.
결국 한쪽의 매물 감소가 다른 시장으로 수요를 밀어내는 겁니다.
7. 그래서 지금은 ‘전세 대체재’가 중요하다
앞서 살펴본 생애최초 주택 매수 증가 기사와 이번 기사를 같이 보면 재미있는 흐름이 보입니다.
한쪽에서는
“전세가 너무 비싸고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으니 차라리 집을 사자.”
라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집을 살 여력이 없으니 일단 전세라도 구해야겠다.”
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세 매물은 부족합니다.
그러면 일부는 아파텔로 이동합니다.
아파텔도 부족하면 월세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주택시장은 매매·전세·월세가 따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닙니다.
서로 밀고 당기는 구조입니다.
전세가 오르면 매수 수요가 움직이고,
매수가 어려우면 월세 수요가 늘고,
아파트 전세가 부족하면 아파텔로 수요가 넘어갑니다.
이 흐름을 같이 봐야 시장이 보입니다.
8.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파텔 가격 상승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기서 조심해야 합니다.
“전세가 오르니까 아파텔을 사면 된다.”
이렇게 단순하게 접근하면 위험합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상품 구조가 다릅니다.
토지지분,
관리비,
취득세,
대출 조건,
환금성,
재건축 가치,
향후 공급량 등을 따로 봐야 합니다.
특히 중대형 아파텔의 경우 전세가격이 높아졌다고 해서 매매가격도 반드시 지속적으로 상승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전세 수요가 강한 이유가 주거 대체재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해당 지역의 근본적인 주거 수요가 강한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9. 오히려 ‘전세가율’보다 ‘전세 수요의 지속성’을 봐야 한다
아파텔 투자에서 저는 단순히 전세가율만 보는 것보다 누가 왜 이 집에 들어오려고 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예를 들어
주변 아파트 전세가격이 높은가
가족 단위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는가
학교와 생활 인프라가 좋은가
역세권 접근성이 있는가
주변 신규 오피스텔 공급은 얼마나 예정돼 있는가
월세 전환이 쉬운가
향후 매매할 때 받아줄 실수요자가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전세 매물이 부족한 시기에는 현재 전세가격이 앞으로도 유지될 가격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일시적인 공급 부족으로 오른 것과,
장기적인 수요 부족으로 오른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10. 결국 핵심은 ‘아파트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살 집이 부족해서’다
이번 기사를 보면서 저는 이 표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전세난이 아파텔 전세난으로 번졌다.”
이건 단순한 상품 간 가격 이동이 아닙니다.
서울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 자체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 전세가 부족하면 아파텔을 찾고,
아파텔이 부족하면 월세를 찾고,
월세 부담까지 커지면 일부는 결국 매수를 선택합니다.
그래서 최근 나타나는
생애최초 매수 증가 → 전세가격 상승 → 아파텔 전세 상승 → 월세 상승
이 흐름은 서로 따로 봐서는 안 됩니다.
하나의 시장 안에서 연결되어 있는 현상입니다.
📌 투자 인사이트
이번 기사를 보면서 제가 가장 주목하는 건 “아파텔도 2억원 올랐다”는 숫자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파트 전세 수요가 다른 주거상품으로 이동해도 그곳 역시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주택시장의 가장 무서운 부분은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아파트 전세가 부족하면 아파텔로 갑니다.
아파텔이 부족하면 월세로 갑니다.
월세가 너무 비싸지면 매수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은 서울 인접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광명·병점·동탄·검단 같은 대체 주거지의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부동산을 볼 때는
“이 지역에 집이 얼마나 있느냐?”
만 볼 게 아니라,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얼마나 남아 있느냐?”
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라면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전세가격이 높은가?
보다
현재 전세가격을 만들어내는 수요가 3년 뒤에도 존재하는가?
를 봐야 합니다.
아파텔이든 아파트든 결국 부동산의 본질은 같습니다.
좋은 상품 × 지속적인 실수요 × 부족한 공급 × 감당 가능한 가격.
이 네 가지가 맞아야 합니다.
전세난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따라가는 것은 늦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세난이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서 시작됐다면, 그 수요가 이동하는 다음 주거상품을 미리 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시장에서 봐야 할 것은 “어디가 올랐나”가 아니라 “갈 곳을 잃은 수요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나”입니다.